어제 날치기/재투표/대리투표로 어거지 통과된 미디어법에 대해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친구나 나나 방송계통에서 일을 하고 있는 처지인데다 법안이 통과되어 신문방송 겸영의 길이 열릴 경우 둘다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다른 것이 있었다. 친구는 방송법 개정안을 찬성하는 쪽이고 나는 반대하는 쪽이라는 것.
친구의 찬성 근거는 역시 '일자리 창출'이었다. 방송법이 개정되면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정권과 한나라당의 논리는 이미 오류인 것으로 밝혀졌음에도 ( 프레시안 기사링크 ) 친구는 방송법 개정안이 여전히 장미빛 미래를 가져다 줄 것으로 믿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순간 사실의 왜곡을 통한 여론독점이 이런 식으로 현실화된다는 사실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방송법은 민생법안이 아니라고들 한다. 과연 그럴까? 방송은 방송업에 몸담고 있는 사람의 일일 뿐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현재의 한국에서 국민의 여론에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 방송이다. 이는 다시 말해서 방송을 장악하면 여론을 장악하고 국민을 장악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더 쉽게 말할까? 방송법은 내 생각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법이라는 말이다.
'민생법안이 아니라서 국민은 잘 모른다'고 한 국회의원('국회의원'이라고 쓰고 '세금도둑'이라고 읽는다.)이 말했다. 이것이 바로 사실 왜곡이다. 법안의 독소조항을 가리고 장미빛 미래라는 것도 제멋대로 부풀려서 여론을 조정하는 것,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생각을 마음대로 주물러 결과적으로는 그들의 정권을 안정적으로 지속하고자 하는 것이 그들의 속셈이다.
법안은 통과되었지만 '명백한 날치기'이며 '일사부재의 위반'이고 '대리투표까지 자행된' 언어도단의 결과이므로 무슨 일이 있든 원천무효가 선언되어야 한다. 어이없지만 그것은 당연일임에도 돌이키기 쉽지는 않은 일 것이다(이런 시국이 통탄스럽다). 하지만 더 어려운 것은 그 이후이다.
대다수 국민들이 낮에는 매의 눈으로 밤에는 부엉이의 눈으로 국회의사당을 지켜봐야한다. 한나라당('한나라당'이라고 쓰고 '인간 쓰레기들'이라고 읽는다.)의 방송법 개정야욕은 결코 이번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민주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창조한국당등의 야당들이 단지 표결수가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이번처럼 무력하게 당하지 않도록 야당을 채찍질해야 한다. 야당의 무능을 결코 동정해서는 안된다.
민주당의 최문순 의원이 방송법 개정안 날치기 통과 사태에 책임을 지고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를 선두로 줄줄이 의원직을 사퇴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하지만 법안을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의원직을 사퇴한다는 논리는 선출직 국회의원으로서 결코 성립하지 않는다.
국회의원은 임명직이 아닌 선출직이다. 비례대표 또한 정당지지도를 기반으로 선출되므로 마찬가지의 경우이다. 따라서 국회의원이 죄를 지은 것이 아니라면 단지 자신의 소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개인의 판단으로 사직을 하는 것은 국민들은 의사를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할 국회의원으로써 결코 옳지 못한 선택이다. 지금의 사태에 책임을 느낀다면 오히려 엉망진창인 이 사태를 무슨 수를 써서든 제대로 수습하는 것이 지금 그들의 가장 큰 소임일 것이다.
끝으로 다시 보고 싶지 않지만 그들의 만행을 꼭 기억해야 하기에 어제 국회에서 벌어진 일들을 담은 영상을 싣는다.
